세션 1. PERI-Brookings 재정정책
세션 1에서는 브루킹스 연구소 허치슨 센터의 선임연구원인 루이 사이너(Louise Sheiner)의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재정 문제와 Fiscal Ship Game(재정 선박 게임)”에 대한 발표를 시작으로, 이철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국가 부채에 대처하는 한국의 재정개혁”에 대해 발표하며, 마지막으로 안종범 정책평가연구원장과 전영준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가 “재정정책 개혁 수단으로서 PERI 나라살림 게임”에 대해 발표한다.
발표자 주요내용
ㅇ루이 사이너(브루킹스 연구소 허친슨 센터 선임연구원)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재정 문제와 Fisical Ship Game(재정선박 게임)”>
미연방 정부의 재정을 살펴보면 2000년대 이후 수입보다 사회보장, 국방재량지출 등의 지출 규모가 훨씬 크게 나타났다. 연방 재정의 적자와 공공 부채는 지속적인 증가세에 더해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펜데믹 시기에 급증하였고 향후에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건강, 고령화 등에 대한 지출이 점점 더 커지는 반면 트럼프 감세안이 연장되면 세금 징수액은 감소할 예정이기 때문에 미연방 정부의 부채를 향한 우려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러한 심각한 상황 속에서 브루킹스 허친스 센터는 연방 재정의 부채와 적자에 대한 경각심을 일반 시민도 이해할 수 있도록 “Fiscal Ship Game(직역: 재정 선박 게임)”을 제작하였다. Fiscal Ship Game은 ‘부채 안정화 및 정부 중요 기능의 안정적 수행’을 목표로 사용자가 직접 정부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가치를 선택하고, 그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정책을 선택하도록 설계되었다. 다만 정책을 선택할 때는 중요 가치를 충족할 뿐만 아니라 25년 후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을 현재 수준으로 낮추는 정책이어야 한다. 참여자의 정책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각 정책 탭에는 정책에 대한 기본 정보와 찬성/반대 측 주장 등 설명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중요 가치를 성취하면서 25년 후의 부채 비율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는 정책들을 선택하면 게임에서 승리하게 된다. 기본 데이터는 미국의회예산국(CBO)의 기준을 준용한다. Fiscal Ship Game은 실제로 고등학교, 대학교에서 교육 자료로 활용되고 있으며, 브루킹스 허친스 센터에서는 교사들에게 슬라이드와 비디오를 포함한 수업자료를 웹페이지에서 제공하고 있다. Fiscal Ship Game 참여자들은 게임의 기본 목적인 정부 부채와 적자에 대한 경각심을 배우는 데 더하여 재정 정책 용어에 익숙해질 수 있고 정부 부채 감소를 위해 흔히 생각하는 정책들이 실제 기여도는 다를 수 있음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2016년 기준 170만 회 이상 플레이된 Fiscal Ship Game은 학교 방면과 더불어 다양한 방면에서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
ㅇ이철인(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국가 부채에 대처하는 한국의 재정개혁”>
저금리 기조와 세계화 움직임 속에서 민간과 공공섹터 모두에서 부채는 증가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재정정책의 기조는 기존의 관습을 벗어나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상황이 아님에도 통화를 늘리고 재정 지출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의 팽창적 재정 정책은 이미 코로나 이전부터 시작되었다. 세수를 늘림과 동시에 지출도 늘어났는데 코로나 이후 기존의 재정 정책으로 회귀한 다른 나라와 달리 한국은 코로나가 끝난 이후에도 재정 정책 변화 없이 이에 관련한 논의도 거의 없는 상태다. 한국은 경기 상황과 상관없이 지난 6년동안 –5%의 재정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대출 금리는 낮고 재정 적자는 유동성을 확대시켰다. 부동산 시장을 살펴보면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한 부동산 세금을 부과하는 한편, 다른 한쪽에서는 재정 적자로 인해 유동성이 확대되고 그에 따른 자산 거품이 발생했다. 복지 지출 증가는 공공 부채 상승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으며, 국민연금과 같은 사회 보험의 고갈에도 직면해 있다. 재정 적자 상황에서도 국가 재정 40%가 여전히 지방 정부로 이전되고 있다. 또한 지난 18년 간 관련 예산이 380조 원이 투자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출산율은 낮다. 사회 보험 개혁도 아직 성공의 길은 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새로운 재정 패러다임으로서 “재정 연방주의”는 답이 될 수 있을까?한국은 여전히 지방 정부의 중앙 정부에 대한 재정 의존도가 높고, 재정이 투자로 활용되기 보다는 운영비 활용에 그치는 상황이다. 40%의 중앙 정부 재정이 거시 경제적 개선이나 재화 부족 등의 문제를 위해 사용되기 보다는 지방의 공공 교육이나, 지원금 등으로 주어지고 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재정 현실에 대해 국가 부채 비율이 아닌 일반회계 방식 등을 통해 그 현실을 바로 바라볼 수 있도록 개선되어야 한다. 또한 재정을 뒷받침할 재원에 대해서도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재정 개혁에 더욱 적극적으로 임할 필요가 있다.
ㅇ안종범(정책평가연구원장) / 전영준(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재정정책 개혁 수단으로서 PERI 나라살림 게임”>
PERI 나라살림 게임은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의 ‘Hutchins Center for Fiscal & Monetary Policy’가 개발한 ‘Fiscal Ship’ (재정선박) 게임을 한국 중앙정부 예산에 적용한 것이다. 게임 참가자는 자신이 추구하는 복수의 목표(Goals)를 선택하고 이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정책 수단(Policy Options)을 선택하여 입력하면 정책목표 달성 여부와 제약조건 만족 여부를 즉석에서 확인할 수 있다.
Hutchins Center의 Fiscal Ship Game은 게임 대상 기간 종료 시의 국가부채 수준의 상한선을 제약조건으로 제시하였다. PERI 나라살림 게임은 국가부채 수준에 더하여 순조세 부담 측면의 세대간 형평성을 평가하는 지수로 PERI Young Index(이하 PYI)를 개발하여 이의 달성 여부를 추가적인 제약조건으로 제시하였다. PYI는 평가 기준연도에 생존하는 현재세대와 기준연도 이후 출생할 미래 세대들의 생애 순조세부담을 비교하는 지수이다. 선택한 정책 수단의 실행으로 인해 현재세대와 비교한 미래세대의 순조세부담을 나타내는 PYI 지수가 더 커지지 않아야 한다는 제약조건을 추가하였다. 선택한 정책 수준의 실행으로 정책목표가 달성되고 또 제약조건을 충족하면 게임 참가자는 승자가 되는 것으로 설정하였다.
게임 예시를 위해 ‘고령층 보호’, ‘감세’, ‘미래를 위한 투자’ 3개 정책목표를 설정하였다. 고령층 보호를 위해 국민연금 급여 수준 및 소득재분배 요소 강화, 기초연금 조정 등의 정책 수단을 선택하는 것으로 가정하였으며, 감세의 경우 소득세, 법인세 감세, 종합부동산세, 상속증여세 폐지를 상정하였고, 미래를 위한 투자의 경우 고등교육 투자를 OECD 평균 수준으로 상향 조정하고 투자 증진을 위해 법인세 부담을 줄이는 상황을 상정하였다. 정책 개편을 위한 재원 조달을 위해 부가가치세 인상, 에너지세 인상, 연금보험료율인상, 그리고 교육재정교부금 총액을 학령인구와 연동하여 조정하는 상황을 상정하였다. 정책 개편의 제약조건으로 국가 부채를 일정 수준 미만으로 관리하고 PYI 지수가 증가하지 않은 상황(세대 간 불평등이 악화하지 않은 상황)을 상정하였다.
페리 나라살림 게임 결과는 주목할 만하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의 상승보다는 국민연금 소득재분배 요소 강화가 저소득층의 연금 급여 수준을 일정 수준으로 상향 조정함으로써 노인 보호의 정책목표를 달성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보호뿐만 아니라감세와 미래를 위한 투자를 위한 재원 조달 수단으로써 부가가치세 인상 잠재력이 상당히 크고, 지출 측면에서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학령인구수와 연동하는 방안이 학령인구 수 대비 교육비 지출을 줄이지 않고 정부 지출을 줄이는 효과적인 방안으로 고려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조세 부담의 조정과 지출구조 조정이 없으면 게임 참가자가 선정한 정책목표가 달성되어도 국가 부채가 상한선을 초과하거나 세대 간 불평등을 심화함으로써 제약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여 게임의 승자가 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PERI 나라살림 게임은 여러 방면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교육 측면에서 학생과 일반인의 재정구조와 우리 재정이 안고 있는 위험에 대한 이해를 증진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법안 실시에 따른 비용 추계, 정책의 재정적 유지 가능성에 대한 평가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정책 시행에 따라 국가 부채가 과도하게 증가하지 않는지, 조세부담의 세대 간 불평등을 심화 여부 검토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미국의 Fisacl Ship 게임과 한국의 페리 나라살림 게임의 게임 참여자 기록(log file)을 비교하여 한미 간 비교연구도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한미의 나라살림 게임을 여러 국가들에 확대할 계획도 갖고 있다.
토론
<정책평가연구원, PERI>